Oscar Wilde는 한때 냉소주의자를 “모든 것의 가격은 알지만, 아무것도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 일론 머스크(Elon Musk), J.D. 밴스(JD Vance) 부통령과 그들의 동맹들은 Wilde의 냉소주의자보다 한 수 위다. 이들의 정부는 스스로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기관을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마구잡이로 해체하면서, 그 어떤 것의 가격도, 가치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증명해 왔다.
2025년 3월 16일자 The Columbus Dispatch 보도에 따르면, 7개의 추가적인 ‘잘 알려지지 않은 기관들’이 또다시 대대적인 삭감 대상이 되었다. 3월 14일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포함된 기관들에는 연방중재조정국(Federal Mediation and Conciliation Service),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미국 노숙자 대책 정부 간 위원회(U.S. Interagency Council on Homelessness), 소수기업개발청(Minority Business Development Agency) 등 이른바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관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사실상 폐지된다고 해서 개인의 일상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도서관을 소중히 여긴 적이 있거나, 박물관에서 매료된 적이 있다면, 박물관도서관서비스연구소(Institute of Museum and Library Services, IMLS) 역시 해체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IMLS는 분명히 잘 알려지지 않은 기관이며, 연방 예산의 약 0.0046%에 불과할 정도로 소규모 조직이고, 직원 수도 100명 미만인 소박한 기관이다. 하지만 그 영향력은 미국의 모든 주와 자치령,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도서관이나 박물관의 거의 모든 구석에까지 닿고 있다.
IMLS는 1996년 미국 의회(Congress)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이는 1976년부터 박물관을, 1956년부터 도서관을 지원해 온 기존 프로그램들을 통합한 것이었다. 그 이후로 IMLS는 이러한 귀중한 문화기관들에 대한 연방 차원의 주요 지원 기관 역할을 해왔다. 일상적인 보조금 지원 활동 외에도 IMLS는 매년 규모와 형태를 불문하고 지역 사회에 “중요하고 탁월한 기여”를 한 기관들에 대해 ‘국립 박물관·도서관 서비스 메달(National Medal for Museum and Library Service)’을 수여해 왔다. 와이오밍주 라이먼(Lyman)의 Urie 초등학교 도서관(Urie Elementary School Library)에서부터 텍사스주의 엘파소 미술관(El Paso Museum of Art)까지 그 수상 기관은 다양하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Columbus)에서도 과학산업센터(Center of Science and Industry, COSI), 콜럼버스 미술관(Columbus Museum of Art), 콜럼버스 메트로폴리탄 도서관(Columbus Metropolitan Library) 등이 이 영예를 받은 바 있다.
내가 40년 넘게 몸담았던 더블린(Dublin)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비영리 도서관 서비스 기관 OCLC는 수많은 프로젝트에서 IMLS와 협력해 왔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의미 있었던 협력 중 하나는 지역사회에서 마약성 진통제(opioid)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도서관들을 지원하기 위한 일련의 보조금 사업이었다. 이런 일이라면 J.D. 밴스(JD Vance)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IMLS가 지원하는 서비스는 광대역 인터넷 접근성 확대, 재향군인을 위한 원격 건강관리(telehealth) 서비스, 초기 문해력 및 학년별 읽기 프로그램, 일자리 개발을 위한 STEM 교육, 소규모 사업체 지원, 여름 독서 프로그램, 구직자를 위한 고용 지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자료 및 낭독 도서 제공 등 매우 다양하다. 만약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가 IMLS를 해체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동안 기록 보관소, 도서관, 박물관이 추진해온 이 소중한 사업들은 이유 없이, 그리고 회복 불가능한 방식으로 손상될 것이다.
무분별한 예산 삭감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그들은 언제나 ‘목욕물과 함께 아기까지 버리는’ 식이었다. 욕조는 부수고 배관은 뜯어 고철로 팔아넘긴다. 그들은 매일같이 우리에게 어떤 것의 가격도, 가치도 모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들이 이른바 ‘정부의 효율성’을 내세워 불법적 추진을 멈추기 전, 우리는 이미 그 선택이 초래할 비극적인 인간적 대가를 똑똑히 깨닫게 될 것이다.
작성자 :Jay Weitz (1976년 Rutgers University에서 도서관학 석사(Master of Library Service) 학위를 취득한 이후 평생을 도서관을 위한 길에 헌신해 왔다. 그는 2023년 6월, 오하이오주 더블린(Dublin)에 본사를 둔 전 세계 도서관 회원을 위한 비영리 단체 OCLC에서 41년간 근무한 후 은퇴했다. OCLC는 수만 개에 달하는 다양한 유형의 도서관을 지원하는 세계적인 조직이다.)
출처 : dispat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