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주립대학교(Cal Poly)의 로버트 E. 케네디 도서관(Robert E. Kennedy Library)이 마침내 새 학기를 앞두고 문을 열며 오랜 기다림 끝에 돌아왔다.
콘크리트 브루탈리즘 양식의 건물은 2년에 걸쳐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약 8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학생들은 다시 이곳에서 공부하고 책을 대출할 수 있게 됐다. 또 새롭게 재구성된 여러 편의시설과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건물 입구의 새 벽화, 1층의 더 넓어진 오픈 공간, 추가된 24시간 스터디 공간, 그리고 유리로 둘러싸인 계단 등이 있다. 케네디 도서관은 1970년대부터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주립대학교의 상징적인 건물이었으며, 이번 리노베이션은 중앙 중정 같은 기존 구조를 살리는 동시에 접근성을 높이고 학생 공간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교 자본 프로젝트 프로그램 매니저 카를라 브라운(Carla Brown)은 “이번 공사를 통해 건물이 앞으로 수십 년 더 쓰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워진 케네디 도서관에는 무엇이 있을까.
학생들이 리노베이션된 도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알록달록한 벽화를 마주한다. 이 벽화는 건물 외부에서 시작해 1층 내부로 이어진다. 도서관 특수 컬렉션·아카이브 책임자 제시카 홀라다(Jessica Holada)는 작가가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주립대학교 학생들을 상징한다고 생각한 대학생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 손으로 직접 그린 벽화에는 머리에 꽃 장식을 두른 인물이 등장하며, 이는 건물 외부에서 도서관 입구 안쪽으로 이어진다.
1층에는 다양한 오픈 좌석, 책상, 듀얼 모니터와 화이트보드가 마련돼 있으며 학생들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2층에도 24시간 운영되는 스터디 허브와 여러 강의실이 있다.
1층에는 줄리안 카페(Julian’s Cafe), 성별 구분 없는 화장실, 세미나실, 그리고 인쇄·복사 서비스, 옴부즈 오피스(Ombuds Office), IT 서비스 데스크 같은 대학 서비스도 마련됐다. 브라운은 학생들이 1층의 변화된 공간을 가장 먼저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층 전체가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됐다.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새로운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5층 건물에는 3층의 국제센터와 교사자원센터, 2층의 튜터링·학습센터도 들어섰다. 또 명상실과 특수 컬렉션·아카이브는 각각 3층과 4층에 위치한다.
리노베이션 과정은 어떠했을까.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주립대학교(Cal Poly) 행정·재정처 웹사이트에 따르면, 2년에 걸친 케네디 도서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학습 공간을 개선하고,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지속 가능한 설계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대학 대변인 매트 레이저(Matt Lazier)는 도서관 리노베이션 비용이 약 800억 원에 달했으며, 공식 금액은 7,925만 1,157달러라고 밝혔다. 밀러 헐(Miller Hull)의 건축가이자 기획자인 다니엘라 부타카볼리(Danielle Buttacavoli)는 건물 전체에 유리창을 적극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부타카볼리는 케네디 도서관의 기존 유리창이 1970년대 설치된 것으로 단열 기능이 전혀 없어 외부 기온에 따라 과도한 더위와 추위를 유발했다고 말했다.
부타카볼리(Danielle Buttacavoli)는 창호 교체, LED 조명 설치, 새로운 냉난방 시스템 도입을 통해 에너지 비용을 30%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학생을 최우선으로 한 협력 작업이었다고 강조했다.
헨셀 펠프스(Hensel Phelps) 건설사의 시공 담당자이자 프로젝트 매니저 윌 케이츠(Will Cates)는 여러 이해관계자와 도서관을 실제로 사용할 학생 단체와의 협력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케이츠는 특히 학생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2년 동안 기다려온 도서관을 다시 돌려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간 대학 도서관이 없는 시기 케네디 도서관은 2023년 6월 16일 문을 닫고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 학교는 이 기간 학생들을 위해 임시 학습 공간을 마련했는데, 캠퍼스 주차장 C-7과 H-11에 흰색 천막을 설치해 제공했다.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주립대학교 파트너 커뮤니케이션·마케팅 부서의 캐시디 처치(Kassidy Church)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주로 어디에서 공부했는지 묻는 설문조사 결과, 이용률이 낮아 C-7 천막은 폐쇄됐다. 반면 많은 학생들이 24시간 운영되는 줄리안 A. 맥피 학생회관(Julian A. McPhee University Union)을 학습 공간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치는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이 결국 케네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경험을 가장 그리워했다고 전하며, 도서관 재개관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서관은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생들에게 개방됐지만, 특수 컬렉션·아카이브 책임자 홀라다(Jessica Holada)는 공식 재개관 행사가 10월 23일 열릴 예정이며, 벽화를 그린 작가의 강연도 포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