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속의 개인 도서관이 '공공 공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합니다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작은 다리를 건너 삼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이끼가 자란 진흙탕 길을 걸었습니다.

숲이 끝나자 목적지인 루차 리브로(Lucha Libro)가 보였습니다.

나라현 히가시요시노 마을에 있는 사립 도서관입니다. 일본의 전통 가옥인 ‘코민카’에 자리한 이곳은 39세의 아오키 미아코와 그녀의 남편이 공동 소유주로 설립한 곳입니다.

저는 아오키의 책 ‘후쿠안젠 나 시쇼'(불완전한 사서)를 읽은 후 이 도서관을 방문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도서관이 무엇인지, ‘공공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그녀의 사색에 끌렸어요.

루차 리브로의 입구는 베란다 같은 현관 아래에서 나무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발을 어디에서 벗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표지판이 없어 많은 방문객들이 당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오키는 어떤 표지판도 붙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방문객들은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말에 “금지된 행위”를 나열한 표지판이 가득한 공원이 떠올랐습니다. 또한 기차역에서 우리의 귀를 괴롭히는 끝없는 ‘경고 안내’도 떠올랐습니다.

필요하긴 하지만, 공공기관의 경직된 사고를 정당화하고 대중에게 강요하는 데 그친다면 그 강압성은 매우 불쾌합니다.

애초에 ‘공공장소’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지 않았나요? 대중 간의 대화를 장려하고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나요?

아오키는 “‘공적인 것’이 점점 쇠약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소파에 앉아 그녀가 추천하는 책에 대해 물어보는 동안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오키가 고양이 한 마리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나는 풍만한 배를 문지르며 계속 책장을 넘겼습니다. 시간은 풍요롭고 고요하게 흘러갔습니다.


출처 : www.asah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