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도서관들도 퀘벡(Québec) 레스토랑들처럼 미쉐린(Michelin) 별점을 향한 여정에 나서게 될까? 다소 웃음을 자아내는 발상이지만, 퀘벡공공도서관협회(Association des bibliothèques publiques du Québec)가 선보인 최초의 순수 디지털 ‘관광 가이드’를 넘기다 보면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 이 가이드는 퀘벡 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50곳을 소개하고 있다.
도서관 또한 하나의 완전한 문화적 기착지가 될 수 있다. “가티노(Gatineau), 블랭빌(Blainville), 리비에르뒤루프(Rivière-du-Loup), 페리봉카(Péribonka) 어디에 있든, 각 도서관은 저마다의 혼(âme)과 발견할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고 이 가이드는 전하며, 새로운 형태의 관광을 제안한다.
책을 보거나, 공예를 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비 오는 날 워크숍에 참여하거나, 3D 프린터 사용법을 배우러 가는 등 선정된 도서관들은 활력이 넘치는 공간이자, “소장 자료에 공간을 내어주면서도 시민들이 교류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의 균형을 이뤄내는 장소”라고 퀘벡공공도서관협회(ABPQ) 사무총장 에브 라가세(Eve Lagacé)는 설명한다.
ABPQ가 꼽은 좋은 사례로는 퀘벡 시(Québec)의 메종 드 라 리테라튀르(Maison de la littérature)와 몬트리올(Montréal) 아트워터(Atwater) 지하철역 근처의 최신 센터 사낙(Sanaaq) 등이 있다.

퀘벡공공도서관협회(ABPQ)는 이 ‘도서관 로드(Route des bibliothèques)’를 구상하면서 애초에 최근에 새로 단장하거나 확장하거나 신축된 아름다운 도서관들을 부각하고자 했다.
“어느 지역도 소외되길 원치 않았기 때문에, 조금 창의적으로 접근해 특별한 장소들이나, 이곳 도서관 역사에 영향을 준 곳들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협회는 밝혔다.
몬트리올(Montréal)에 있는 그랑드 비블리오테크(Grande Bibliothèque)는 그런 사례로, 최근 개관 20주년을 맞았으며 지역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또 타두삭(Tadoussac)의 아주 작은 도서관 역시, 바로 페리 터미널 옆에 자리해 눈길을 끈다.
알마(Alma)의 미디어랩(Médialab)이나 르퐁티니(Repentigny)의 로베르-뤼시에(Robert-Lussier) 도서관에 있는 크레알라브(Créalab)처럼, 특정한 점으로 주목받은 도서관들도 있다. “도서관의 다른 부분은 손길이 필요하긴 하지만, 크레알라브는 놀라운 곳”이라고 전했다.
“도서관을 열기로 결정한 어느 시장도 그것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지요. 어디서든 시민들은 정말로 그 혜택을 누리러 옵니다.”
— 에브 라가세(Eve Lagacé)
섬세한 정치
화려한 색감과 아름다운 도서관 사진들로 꾸며진 이 관광 가이드는 또 다른 임무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은근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퀘벡(Québec)에서 도서관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비전과 의지, 그리고 예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자들은 이렇게 한데 모아 엮은 책자를 통해, 도서관이 최상의 모습으로 어떤 형태가 될 수 있는지 직접 볼 수 있다. 그리고 일반 대중 역시 이를 자각할 수 있다.
“보통 이용자 입장에선 주로 자기 지역 도서관만 다니지요. 다른 도서관을 찾아가 보지 않아요. 하지만 여행 중에 몽마니(Montmagny)의 멋진 도서관이나 가티노(Gatineau)의 도날다-샤롱(Donalda-Charron) [도서관] 같은 곳을 보고, 자기 지역 도서관이 그와는 다르다고 비교하게 되면, 아마 시민으로서 조금은 의문을 품게 될 거예요…”

따라서 ABPQ가 공개적으로 밝힌 의도는 “영감을 주는 것”이다. 이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도서관들의 다양성과, 각기 다른 아름다움의 형태를 보여주고, “당신네 지역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방법이라고 한다.
에브 라가세(Eve Lagacé)는 일부 지역에서는 가이드북에 포함할 도서관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고 인정했다. “수년 동안 아무런 프로젝트가 없었던 지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모리스(Mauricie) 지역을 언급했다. 이 지역은 결국 가티앵-라푸앵트(Gatien-Lapointe) 도서관 단 한 곳만이 대표로 선정됐다. 코트-노르(Côte-Nord) 지역도 “비어 있는 상태”라고 라가세 사무총장은 밝혔다.
그럼에도 그녀는 ABPQ에서 일하면서 “지자체에서 새 도서관을 개관하면 시민들은 늘 찾아온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도서관을 열기로 결정한 어느 시장(maire), 어느 여성 시장(mairesse)도 그것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지요. 어디서든 시민들은 정말로 그 혜택을 누리러 옵니다.”
정말 그럴까? 실제로는 9곳 중 8곳에서 그렇다. ABPQ는 보르누아(Beauharnois), 블랭빌(Blainville), 드뤼몽빌(Drummondville), 그랑비(Granby), 몽마니(Montmagny), 생-브뤼노-드-몽타르빌(Saint-Bruno-de-Montarville), 생트-쥘리(Sainte-Julie), 생-이폴리트(Saint-Hippolyte), 그리고 바렌느(Varennes) 등에서 도서관의 리노베이션 전후 이용자 수를 관찰했다.
“평균적으로, 리노베이션 이후 개관 첫해에는 전년도 대비 이용자 수가 84% 증가합니다.”

“이 증가율은 개관 후 2년 차에는 평균 127%에 이릅니다. 이는 모두 리노베이션 개관 직전 해와 비교한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몽마니(Montmagny) 도서관은 대대적인 붐을 겪었다. 2013년에는 방문객 수가 8,183명이었으나, 리노베이션 이후인 2016년에는 40,534명으로 늘어나면서 이용자 수가 395% 증가했다. 그랑비(Granby)의 도서관만이 리노베이션 이후에도 꾸준한 방문자 수를 유지했다.
이 관광 가이드는 ABPQ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출처 : www.ledevoi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