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랫동안 기다려온 새로운 도서관과 함께 포트 그린 예술 문화 센터가 개관.

이 공간은 시각 예술 공연, 강연, 전시회, 영화 상영을 개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지난주 포트 그린(Fort Greene)에서 열린 리본 커팅 행사를 통해, 지역 내 최초로 다양한 창의 예술 기관들을 한자리에 모은 복합 문화 허브 ‘L10 아트 앤드 컬처 센터(L10 Arts and Cultural Center)’가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이 센터는 하나의 건물 안에 여러 예술·문화 단체의 공간을 조성해, 창작·공연·전시 활동을 다양하게 지원한다.

L10 센터에는 브루클린음악아카데미(Brooklyn Academy of Music, 이하 BAM)의 새로운 영화 상영관 및 아카이브 공간, 현대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예술 박물관(Museum of Contemporary African Diasporan Arts, 이하 MoCADA)의 전시 및 공연 공간, 651 ARTS의 첫 오프라인 상설 공간, 그리고 브루클린공립도서관(Brooklyn Public Library)의 새로운 분관이 자리한다.

뉴욕시 제1부시장인 마리아 토레스-스프링거(Maria Torres-Springer)는 이번 개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L10 아트 앤드 컬처 센터의 개관은 다운타운 브루클린뿐 아니라 뉴욕시 전체의 문화적 활력을 위한 거대한 투자입니다. 이 최첨단 시설은 지역사회를 위한 중요한 허브가 될 뿐 아니라, 뉴욕 시민들의 놀라운 창의성을 지원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L10과 같은 문화 공간에 우선순위를 두어, 뉴욕시가 앞으로도 세계적인 문화·창의·혁신의 중심지로 남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MoCADA의 새로운 갤러리 공간. 사진: Brooklyn Public Library 제공

뉴욕시의 8천4백만 달러 투자로 조성된 L10 센터는 46만 평방피트(약 4만 2,700㎡) 규모의 복합 용도 타워 안에 위치한다. 이 건물은 379세대(이 중 76세대가 저렴한 임대주택)와 1층 상업시설(애플스토어, 홀푸드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주소는 포트 그린 플랫부시 애비뉴(Flatbush Ave)와 라파예트 애비뉴(Lafayette Ave)가 만나는 300 Ashland Place다.

이 메탈 패널로 외장된 건물은 2016년에 완공되었다. 2013년 개발사 투트리즈(Two Trees)가 이 건물을 계획하면서 5만 평방피트(약 4,645㎡)를 문화기관에 할애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그 후 오랫동안 내부 공간은 공실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L10 센터가 공식적으로 조성됨에 따라, 건물 내 문화 공간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뉴욕시 에릭 아담스( Eric Adams) 시장은 “도시의 문화 기관들은 음악, 영화, 예술 등을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고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며 경제를 활성화합니다. 우리는 L10 아트 앤드 컬처 센터에 8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함으로써, 이 세 가지를 모두 달성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라며, “뉴욕시 문화부(Department of Cultural Affairs)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및 시 문화기관그룹(Cultural Institutions Group) 확대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는 뉴욕시의 문화 부문을 강화하고 뉴욕을 가족을 키우기에 최고로 좋은 도시로 만드는 여러 시책 중 하나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브루클린공립도서관(Brooklyn Public Library)의 새로운 분관 ‘Library for Arts & Culture’는 뉴욕시 최초로 오직 예술 분야에만 집중하는 전용 도서관이다. 이곳에서는 현대미술, 국제문학, 음악, 희곡, 잡지 등 전문 자료를 선별해 제공하며, 작가·예술가 초청 강연, 낭독회, 그리고 L10 내 예술 단체들과의 협업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2024년 11월의 광장. 사진: 수잔 드 브리스

L10 센터 내 확장된 공간 ‘MoCADA Culture Lab II’는 아프리카 및 디아스포라 문화를 기념하는 특별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STEAM(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예술, 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MoCADA 라디오’를 24시간 송출할 예정이다. 나아가 ‘Taste of Brooklyn Food Residency’를 도입해, 신진 셰프와 지역 사업자들이 아프리카 음식 문화를 탐험하고 소개할 기회를 마련한다.

BPL의 새로운 예술 및 문화 도서관. Gregg Richards의 사진 제공: Brooklyn Public Library

651 ARTS는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관련 공연 예술을 전문적으로 기획·프로듀싱해 온 단체로, 이번에 약 1만 2,500평방피트(약 1,161㎡) 규모의 다목적 시설을 확보하면서 37년 역사상 최초의 상설 거점을 마련했다. 651 ARTS의 사무총장 토야 릴라드(Toya Lillard)는 “10 라파예트(10 Lafayette)에 상설 공간을 마련하게 된 것은 우리 단체 역사에 있어 획기적인 순간입니다. 37년간 혁신적인 공연예술을 선보여왔고 이제야 비로소 ‘브루클린이 우리의 고향’임을 당당히 선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는 또 하나의 핵심은 BAM의 ‘햄 아카이브(Hamm Archives)’ 공개다. 이곳에는 그동안 BAM이 선보여온 공연, 이벤트 관련 자료와 기록물들이 보관되어 있어, 대중에게 직접 열람 기회를 제공한다. 두 개의 108석 규모 극장과 25석의 소형 상영관, 첨단 블랙박스 극장, 작업 공간, 리온 레비·셸비 화이트 독서실(Leon Levy & Shelby White Reading Room)도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다.

시 관계자, 문화 지도자, 예술가들이 1월 28일 개관을 축하했다. 사진: 그레그 리처드, Brooklyn Public Library 제공

뉴욕시 문화부(Department of Cultural Affairs)의 로리 컴보(Laurie Cumbo) 국장은 1월 28일 리본 커팅 행사에서 “L10 아트 앤드 컬처 센터는 말 그대로 ‘정말 대단한 성취’입니다. 오랫동안 많은 이들이 꿈꾸고 노력해온 결과물이 이제 현실이 되었고, 그 가치가 매우 큽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L10 센터의 개관은 뉴욕시가 문화·예술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지역사회 및 예술인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혁신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의의를 가진다. 향후 브루클린 지역을 중심으로 시 전역에 걸쳐 예술과 문화, 교육,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서관과 문화예술 기관이 한 공간에 공존한다는 점은 기존의 공공도서관 개념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 공공성 강화: 전통적인 도서관 기능(자료 열람, 정보 제공)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상호 보완 관계를 형성하여 지역사회의 문화 접근성을 높인다. 시민들은 다양한 예술 행사와 함께 도서관의 학습·정보 서비스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어, 공공기관으로서의 도서관 역할이 더욱 강화된다.
  • 다양성 및 창의성 제고: 예술·문화 공간과 도서관이 결합되면, 시민들은 책과 전시·공연·워크숍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식을 탐구하고 창의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전통적인 “조용한 독서실” 이미지를 넘어서는, 보다 다채롭고 혁신적인 도서관 활용을 이끈다.
  • 지역 경제·문화 활성화: 문화 프로그램 참가자와 도서관 이용자가 서로 유입되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주변 상권과 지역 활동도 함께 활기를 띠게 된다. 특히 복합문화공간이 있는 지역은 문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여,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다.
  • 지역 커뮤니티 허브로서의 역할: 도서관은 원래부터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해왔으나, 예술공간과 결합함으로써 세대와 배경이 다른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모이는 ‘만남의 장’이 된다. 주민들은 전시를 관람하거나 공연을 보기 전후로 도서관 자료를 활용하고, 예술가들은 도서관이 가진 정보 인프라를 창작과 교육에 접목할 수 있어, 공동체 전체에 긍정적인 협업 기회가 확장된다.

이러한 도서관과 문화공간의 복합화 시도에 예상되는 잠제적 문제점이나 우려되는 사항들도 있다.

  1. 지속적인 예산 확보 및 운영의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함

    • 대규모 공공 투자를 통해 건립된 만큼, 이후에도 충분한 재정적 지원과 운영 예산이 확보되어야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투자 초기에는 화려하게 개관했으나, 장기적으로 운영비용이 부족해지면 프로그램 축소나 시설 유지 보수에 어려움이 생길 위험이 있다.
  2. 지역주민 접근성 문제 및 이용 격차 발생

    •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에 비해 일정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 문화시설의 경우, “최첨단 시설”과 “문화 허브”라는 이미지때문에 지역사회 일부 계층(저소득층, 고령층 등)에게 문턱이 높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누구나 편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료의 적절성, 장애인 편의 시설, 맞춤형 프로그램 등이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
  3.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에 대한 우려

    • 지역의 대규모 개발과 문화 시설 조성은 주변 부동산 가치 상승과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장기 거주민이나 소규모 지역 상인들에게 경제적 압박을 가중시키고, 결국 지역 커뮤니티의 다양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해칠 수 있다.
  4. 도서관 본연의 역할 희석

    • 도서관이 예술·문화 이벤트 중심으로 변하면서, 전통적인 도서관 기능(정보·학습·독서 지원 등)이 축소되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프로그램 기획이 예술 행사 위주로 치중될 경우, 실제로 독서나 학습을 위해 찾는 주민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을 수 있다.
  5. 소규모 예술 단체·지역 커뮤니티와의 불균형

    • 대형 복합 문화공간이 탄생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자원이 부족한 지역 예술 단체들이 배제되거나 관심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상생의 기회가 되겠지만, 대형 기관이 공간과 지원을 독점하면 지역 문화 생태계의 다양성을 해칠 가능성도 있다.
  6. 행정 절차 및 이용 규정의 복잡성

    • 공공도서관 특유의 규정(자료 대출, 공간 사용 허가 등)과 문화기관 특유의 자율적인 행사, 티켓 발권 등의 절차가 서로 엮이면서 복잡해질 수 있다. 관리가 체계화되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오히려 혼란을 겪을 수 있다.
  7. 문화·예술 공간 상업화 논란

    • 대형 상업시설(이 기사의 경우에는 애플스토어, 홀푸드 등)과 한 건물에 입주해 있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공공성을 내세운 문화 공간이 결국 자본 논리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할 수 있다.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점차 상업적 이익이나 후원을 의식해 기획될 경우, 순수 창작·연구·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이 위축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상업시설의 임대를 통해 운영과 관리의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필요하므로 균형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참조 : www.brownston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