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 공공도서관(Toronto Public Library)이 오래된 소매 역사와 추억을 담은 쇼핑백을 다시 선보인다.

리테일 레트로스펙티브(Retail Retrospective) 전시는 1960년대에 제작된 쇼핑백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이 쇼핑백들은 토론토의 소매 역사를 기념한다.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Toronto Reference Library)은 새로운 전시를 통해 오래된 쇼핑백을 활용해 여러 시대에 걸친 토론토 소매 문화의 변화를 보여준다.

앨리시아 체라일(Alicia Cherayil) 토론토 공공도서관(Toronto Public Library) 갤러리·전시 담당 큐레이터는 전시를 기획하며 “쇼핑백은 물건만 담는 것이 아니라 기억도 담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토론토 공공도서관이 마련한 최신 아카이브 전시 ‘리테일 레트로스펙티브(Retail Retrospective)’다.

전시에는 심프슨스(Simpson’s), 이튼스(Eaton’s), 더 베이(The Bay), 젤러스(Zeller’s), 어니스트 에즈(Honest Ed’s) 같은 토론토의 대표 소매점 쇼핑백이 포함된다. 토론토 공공도서관 자체 쇼핑백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된 쇼핑백 상당수는 1966년 수집된 자료다. 당시 토론토의 한 사서가 ‘쇼핑백의 예술(Art of the Shopping Bag)’ 전시를 열기 위해 전 세계에서 100개가 넘는 쇼핑백을 모았다. 이 전시는 큰 관심을 받았고, 이후 토론토 여러 도서관을 순회했다.

이 쇼핑백들은 전시가 끝난 뒤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 깊은 아카이브 공간에 보관돼 왔다. 이곳은 토론토 공공도서관 특별 컬렉션의 중심이며, 희귀 도서와 잡지, 역사적 기념품, 그리고 토론토의 시간을 담은 다양한 자료가 수백만 점 보관돼 있다. 쇼핑백 역시 그 기록의 일부다.

토론토 공공 도서관의 1966년 ‘쇼핑백의 예술’ 전시회 홍보용 가방. 엠마 존스턴-휠러/토론토투데이

체라일(Cherayil) 큐레이터는 올해 초 한 사서가 아카이브에서 이 쇼핑백들을 꺼내기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말했다.
체라일 큐레이터는 “아카이브에는 수백만 점의 자료가 있어서 사서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자료를 다시 발견한다”고 설명했다.

1996년 전시가 쇼핑백의 디자인을 강조했다면, 이번 전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각 쇼핑백을 소매 역사 자체를 상징하는 기록물로 바라본다.

소매업의 역사적 순간들

전시는 쇼핑백을 “광고나 사회적 지위의 상징”일 뿐 아니라 “당시의 순간을 비추고, 디자인 역사 일부를 기록한 매체”라고 설명한다.

체라일(Cherayil) 큐레이터는 전시 안내를 직접 맡고 있다. 그는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보이는 반응이 ‘향수’라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지금은 사라진 상점에서 쇼핑하던 경험을 떠올리며 긍정적인 기억이 되살아난다고 전했다.

이튼의 페스타 이탈리아나 쇼핑백(왼쪽)과 그레이트 싱스 프롬 브리튼 쇼핑백(오른쪽), 둘 다 1966년 전시회에서 선보인 제품이다. 엠마 존스턴-휠러/토론토투데이

가장 눈에 띄는 쇼핑백들은 1900년대 토론토 소매 시장을 주도했던 대형 백화점들의 것이다. 심프슨스(Simpson’s), 이튼스(Eaton’s), 허드슨스 베이 컴퍼니(Hudson’s Bay Company, HBC)가 대표적이다.

이튼스(Eaton’s)의 원래 본점은 1880년대 초 퀸(Queen) 스트리트와 영(Yonge) 스트리트 교차로에 여러 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소매 공간이었다.

심프슨스(Simpson’s)가 1895년 같은 거리 맞은편에 6층 규모의 백화점을 건축하면서 두 기업은 토론토에서 가장 유명한 경쟁 관계로 얽히게 됐다.

두 백화점 사이를 오가는 쇼핑객이 워낙 많아서 두 건물을 연결하는 다리까지 지어졌고, 이 보행자 통로는 지금도 이튼 센터(Eaton Centre)와 옛 허드슨스 베이 컴퍼니(HBC) 건물을 잇는通路로 남아 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대형 백화점들은 천천히 사라졌고, 그들이 남긴 쇼핑백은 이제 완전한 역사적 기록물로 남았다. 이튼스(Eaton’s)는 130년 동안 영업한 뒤 1999년에 파산했고, 355년 동안 운영돼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소매업체였던 허드슨스 베이 컴퍼니(HBC)도 2025년에 문을 닫았다.

2016년 청산 세일에서 구입한 매장 쇼핑용 ‘어니스트 에즈’ 쇼핑백. 엠마 존스턴-휠러/토론토투데이

전시는 또 하나의 토론토 대표 브랜드인 어니스트 에즈(Honest Ed’s) 쇼핑백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 discount 스토어는 창업자 에드 미르비시(Ed Mirvish)의 이름을 따서 지었으며, 2016년에 문을 닫았다.

어니스트 에즈는 한 도시 블록 전체를 차지할 만큼 큰 규모였고, 양말부터 소스팬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물건을 판매했다. 체라일(Cherayil) 큐레이터는 이 쇼핑백을 전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자료라고 말했다.

체라일 큐레이터는 “어니스트 에즈에 가본 적이 없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웃으며 “나는 매장 통로에서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맸던 기억을 늘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매장이 2016년에 문을 닫았을 때, 도서관은 정리 판매 현장에서 일부 간판과 상품을 구입했다. 이때 매장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쇼핑백도 함께 확보했다.

도서관 토트백에 대한 오마주

1966년 전시는 토론토 공공도서관(TPL)을 포함한 여러 공공도서관의 토트백도 함께 소개했다.

도서관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번 전시에 과거 토트백과 현재 디자인의 토트백을 모두 포함했다.

토론토 공공도서관 책 가방(1966년 제작 추정, 상단)과 토론토 공공도서관 어린이용 가방(2010년대 제작 추정, 하단). 에마 존스턴-휠러/토론토투데이

전시는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Toronto Reference Library) 내 TD 갤러리에서 현재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열린다.


출처 : www.torontotoday.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