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서 금지 시대, 모두가 ‘춤출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드는 사서들의 선택

팀 존스가 학생들과 함께 책을 고르고 있다.

작가이자 강연가이며 다양성 컨설턴트인 버나 마이어스(Verna Myers)는 한때 “다양성은 파티에 초대되는 것이고, 포용은 함께 춤을 추도록 요청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의 의미를 염두에 두고,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PW)는 도서 금지와 이의 제기가 이어지는 시대 속에서 모든 독자가 ‘춤을 출 수 있도록’ 도서관을 다양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세 명의 교육자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팀 존스(Tim Jones)는 어린 시절 자신이 ‘거품 속에서’ 살았다고 회상했다. “제가 살던 마을을 떠나기 전까지는 저와 다른 사람들을 거의 만나본 적이 없었어요.” 현재 켄터키주 루이빌(Louisville)에 위치한 제이에프케이 스쿨(JFK School)의 사서이자,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School Library Journal, SLJ)이 선정한 2025년 올해의 학교 사서인 팀 존스는 학생 구성의 95%가 유색인종이며, 10개 언어를 사용하는 다언어 학생이 15%, 학습장애 학생이 25%, 영재로 분류된 학생이 15%에 이르는 점점 더 다양해지는 학교 공동체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팀 존스는 끊임없이 자료를 조사하며, 이의 제기나 금서 지정에 대한 우려에 흔들리지 않고 다양한 도서를 발굴하고 주문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몇 차례 도서 이의 제기를 겪었고, 특정 책을 선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용한 압박’에 시달리는 사서들을 알고 있지만, 팀 존스는 이에 굴하지 않는다. “나는 문해력에 집중하고, 우리 다양한 학생들이 읽고 싶어 하고 필요로 하는 책을 찾는 데 집중한다”고 그는 말했다. “아이들은 가정과 학교에서의 자신의 삶을 비추는 책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접할 수 있는 책을 누릴 자격이 있다. 이것이 바로 내 일의 핵심이다.”

팀 존스는 학생들이 도서관 서가의 다양한 책을 들이고 또 정리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입양 서가(Adopt-a-Shelf)’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주제를 제시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또래들이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책을 고르게 하기도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블랙 히스토리 먼스(Black History Month), 히스패닉 문화유산의 달(Hispanic Heritage Month) 등을 기념해 학생들과 함께 전시를 진행한다. “다양한 책을 정기적으로 전시하려고 노력한다”고 그는 말했다.

소장 자료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팀 존스는 도서관 목록을 분석해 어떤 책이 대출되었는지, 학생들이 어떤 검색어로 책을 찾았는지를 살핀다. 아울러 도서 공급업체와 협력해 맞춤형 추천 목록을 만들고, 포용적이면서도 발달 단계에 적합한 우수 도서 목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중언어 도서 코너를 확대하기 위해 그는 도너스초이스(DonorsChoose)를 통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했다. “우리 학생들 중 많은 아이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며 “아이들이 책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모국어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활동을 이끄는 질문은 늘 하나다. “내 소장 자료가 우리 학교 구성원을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가, 그리고 아이들이 아직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가.” 그는 덧붙였다. “모든 아이들이 사랑받고, 환영받는다고 느끼길 바란다.”

카렌 러시(Karen Rush) 론다 젠킨스(Rhonda Jenkins)는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눈사람 복장을 하고 책 박람회에 참여하거나, 미국도서관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 ALA), 미국학교사서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School Librarians, AASL) 등 수많은 학회와 아동문학·작가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일리노이주 네이퍼빌(Naperville)에 위치한 켄들 초등학교(Kendall Elementary School)의 사서 론다 젠킨스는 학교 공동체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나는 책 속에서 나 자신을 본 적이 없었다”고 젠킨스는 말했다. “그래서 모두가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업은 그녀의 신념을 학생들과 나누는 것에서 시작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이곳은 내 도서관이 아니라 너희 도서관이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하는 일로 이어진다. 수프리야 켈카르(Supriya Kelkar)가 글을 쓰고 산드야 프라바트(Sandhya Prabhat)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 『마이 네임(My Name)』(2023)은 이름을 올바르게 부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기 위한 낭독 도서로 자주 활용된다.

“아이들이 종종 ‘상관없어요’라고 말하지만, 나는 ‘아니, 중요해’라고 말한다.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지 않으면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가 마땅히 받아야 할 존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젠킨스는 설명했다. “시간을 들이면 아이들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젠킨스는 학생들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기울이며, 이를 통해 대화와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이러한 과정은 학생들에게 거울이자 창이며 미닫이문이 되는 책, 그리고 학생들이 실제로 흥미를 느끼는 책을 찾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책들은 포용적이어야 하고, 충분한 정보에 기반해야 하며, 부정적이거나 부정확한 내용을 담아서는 안 된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젠킨스는 폭넓게 독서하고, 서평을 검토하며, 다양한 기관과 사서, 도서 전문가들과 소통해 소설과 논픽션 모두에 대한 추천 목록을 참고한다. “동아시아 관련 도서를 찾는 일은 종종 까다롭다. 인도 관련 도서는 비교적 많고, 파키스탄이나 무슬림 관련 책도 점점 늘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이주해 온 학생들을 위해 우크라이나어 도서도 여러 권 소장했다. 모두가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성소수자(LGBTQ+), 무슬림, 인도 관련 도서와 함께 이민을 주제로 한 시의성 있는 이야기들도 새로 들였다. “셰리 밀러(Sharee Miller)의 그래픽노블 『컬프렌즈: 뉴 인 타운(Curlfriends: New in Town)』은 다른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소녀의 이야기다. 또 빈디, 히잡, 다양한 명절을 다룬 책들도 있다”고 젠킨스는 말했다.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꼭 필요해질 책들이기 때문이다.”

젠킨스는 학생들이 직접 읽고 투표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슬 몬아크 어워드(AISLE Monarch Award)와 블루 스템 어워드(Blue Stem Award) 도서 선정에도 참여시키며, 이를 다양성 있는 장서 구성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아이들이 다양한 소설과 논픽션을 읽으며 생각하고 배우고,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과 타인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그녀는 말했다. “다양한 책을 나눌수록,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 삶을 여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제이미 매시스(Jamie Mathis) 미셸 포스터(Michelle Foster)는 학교 도서관의 장서를 점검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북서부의 한 소도시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성장한 미셸 포스터는 『리틀 하우스 온 더 프레리(Little House on the Prairie)』 시리즈와 같은 책에서 자신의 경험이나 정체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Pittsburgh)에 위치한 카네기 도서관(Carnegie Library)의 시내 분관에서 근무하는 2년 차 아동 사서로서, 그녀는 골드러시 이후 다코타 지역의 아시아계 미국인을 그린 린다 수 박(Linda Sue Park)의 『프레리 로터스(Prairie Lotus)』를 비롯해 다양한 도서를 어린이 이용자들에게 읽어주고 추천하고 있다.

포스터가 근무하는 분관에서는 장서 구축이 팀 단위로 이뤄진다. “장서 구성의 상당 부분은 중앙에서 관리된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아동·청소년 장서를 총괄하는 훌륭한 코디네이터인 안젤라 와일리(Angela Wiley)가 대부분의 자료를 선정하고 주문한다.” 포스터 역시 의견을 낼 수 있다.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요청을 넣어 추가할 수 있고, 코디네이터가 선택 가능한 목록을 보내주기도 한다.”

요청을 하기 전, 포스터는 현재 장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새로운 도서를 조사한다. 이 과정에는 아동자료실을 이용하는 아이들, 부모, 보호자, 교사들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일도 포함된다.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와 흥미를 느끼는 책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그녀는 말했다.

포스터의 조사 활동은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최근 다리어(Dari)라는 페르시아계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과 가족이 도서관을 찾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해당 언어 책이 전혀 없어, 바로 구입 요청을 넣었다.” 아랍어와 파르시어(Farsi)를 사용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어떤 언어로 말하고 읽든, 아이들이 배울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책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포스터는 늘 대표성이 부족한 영역을 찾으려 노력한다. 아이들이 어떤 책을 읽고 대출하는지 직접 묻고, 그에 맞춰 다양한 비교·연결 도서를 추천하는 것도 그 과정의 일부다.

또한 금서 전시를 기획하는 데에도 참여해 왔다. “우리는 지적 자유를 지키고, 누구나 정보를 탐색하고 원하는 책을 읽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다행히도 지역사회는 이러한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 “다양한 책을 선택하거나 전시할 때,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 이러한 경험은 모든 사람을 위한 다양한 도서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그녀의 노력을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한 권의 책이 아이가 품고 있던 질문을 확인시켜 주거나,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그녀 자신의 삶을 바꾼 말 역시 도서관학을 공부하던 시절 한 교수가 해준 말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일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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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ww.publishersweek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