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C. 브라이언트 학교(William C. Bryant School)의 교장 바히르 헤이스(Bahir Hayes)는 자신이 독서를 좋아하게 된 것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고 말했다.
그해 그는 학교 도서관에서 본 드웨인 ‘더 록’ 존슨(Dwayne “The Rock” Johnson)에 관한 책에 푹 빠져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갖고 싶은 책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 대신 해리 포터(Harry Potter)를 읽기를 원했고, 그는 어머니 뜻을 따랐다.
“너무 화가 났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건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일 중 하나였어요. 그때 처음으로 독서를 사랑하게 됐거든요.”라고 헤이스는 말했다.
그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그는 그해를 자신의 교육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학교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고, 독해 점수도 급격히 올랐다. 이후 그는 도시의 명문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블룸즈버그 대학교(Bloomsburg University)를 졸업해 결국 브라이언트 학교의 교장이 되었다.
교장으로 부임한 첫날부터 헤이스는 한 가지 목표에 집중했다. 학생들이 자신처럼 책을 사랑하게 될 수 있도록 도서관을 여는 일이었다.
그리고 수요일, 마침내 그는 그 꿈을 이뤘다.
“이건 제게 정말 큰 꿈이었어요.” 헤이스는 말했다. “이런 기회는 아이의 학교생활 전체를 바꾸고, 나아가 인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 증거예요.”
필라델피아에는 학교 건물 안에 도서관이 있는 학교가 거의 없으며, 전담 사서가 있는 학교는 단 한 곳, 즉 도시에서 가장 선호되는 고등학교인 매스터맨(Masterman)뿐이다. 브라이언트 학교(Bryant School)의 도서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거의 1년 가까운 준비 기간이 필요했고, 이 과정에는 웨스트 필라델피아 아동 연합(West Philadelphia Alliance for Children, 이하 위팩 WePAC), 티치 포 아메리카(Teach for America),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도서관(Penn Libraries) 등 여러 외부 기관이 협력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지역 단체들은 학교의 먼지 쌓인 꼭대기 층을 정리하고, 5,000권의 책을 분류·등록했다. 새로 단장된 도서관에는 단체 독서를 위한 알록달록한 러그, 공부용 탁자, 그리고 천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이 어우러진 공간이 마련됐다.

도서관 운영은 교직원뿐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협력으로 이루어진다. 학교는 학부모와 주민 자원봉사자가 도서관 근무에 참여하도록 모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높이고자 한다. 개관식이 열린 수요일, 학생들은 집에서도 자신만의 도서관을 꾸릴 수 있도록 책이 담긴 파란색 끈 가방을 하나씩 받았다.
위팩의 전무이사 제니퍼 레이스(Jennifer Leith)는 브라이언트 학생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읽기 능력 향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도서관의 존재가 학생들의 독해력 향상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구 자료에 따르면, 브라이언트 학생 중 주(州) 학력평가(PSSA) 영어 언어 예술 시험에서 숙련 또는 상급 수준을 받은 비율은 2021~22학년도 14%에서 2023~24학년도에는 24%로 상승했다.
레이스는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뿐 아니라, 무엇을 읽을지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이 학생들에게 자신과 관심사, 그리고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탐색할 기회를 준다고 강조했다.
“책을 고르는 일은 학생들이 하루 중 오롯이 자신만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순간일 수 있어요.” 레이스는 말했다. “그건 아이들에게 주체성을 줍니다.”
그리고 헤이스의 경우처럼, 선택받지 못한 한 권의 책이 평생 이어질 독서 사랑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출처 : www.chalkbeat.org
